디자인은 어떻게 예쁨의 언어로 축소됐는가 사람에게 디자인은 시각적 판단의 영역이다. 아름다운가, 그렇지 않은 가. 세련됐는가, 촌스러운가. 디자이너는 무언가를 보기 좋게 만드는 사람이고, 디자인 예산은 미적 완성도에 쓰이는 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오해가 수많은 기업의 브랜드를 망가뜨린다.
디자인의 어원은 라틴어 designare다. 목적을 위해 계획하다. 표시하다. 지정하다. 여기에 미적 판단은 없다. 있는 것은 오직 하나 — 의도다.
디자인은 본래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였다. 어떻게 사람들이 이것을 이해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이 경험을 더 명확하게 만들 것인가. 어떻게 이 아이디어를 세상에 작동하게 할 것인가. 형태는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이었다.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
어딘가에서 수단이 목적이 됐다.
Steve Jobs는 디자인을 이렇게 정의했다. 디자인은 겉모습이 아니다. 어떻게 작동하는가다. 이것은 미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철학의 문제다.
Dieter Rams는 좋은 디자인의 첫 번째 원칙으로 혁신을 꼽았다. 두 번째는 제품을 유용하게 만드는 것. 미적인 것은 세 번째였다. 그것도 기능과 분리될 수 없는 조건으로.
디자인의 역사에서 형태는 항상 기능을 따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비즈니스 세계에서 디자인은 기능과 분리됐다. 전략은 전략팀이 하고, 디자인은 디자인팀이 하는 것이 됐다. 그 분리가 브랜딩을 껍데기로 만들었다